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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_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수평선 너머]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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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함께 서로를 위하여 살아가는 삶과 그 사이에 희망이 있다.

믿음은 어렵거나 거대한 어떤 것이 아니다.

그저 가까운 사람 손을 잡으며 눈웃음으로 마음을 나누면 그만이다.

그런 믿음의 사람 한 명 내 곁에 있으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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