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단양쑥부쟁이 훼손

내일신문 기사입력 2010-04-15

한강청, 여주 도리섬 공사중단 조치 … 환경단체 “전면 재조사해야”

언론보도와 환경단체들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4대강 한강사업 여주 도리섬 공사장에서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가 일부 훼손됐다.(내일신문 4월 13일 자 보도 참조) 

4대강범대위 소속 활동가들은 14일 오전 12시 도리섬 현장에서 단양쑥부쟁이들이 굴삭기 작업으로 훼손된 현장을 확인하고 한강유역환경청에 신고했다. 

이날 현대건설 등 시공업체는 도리섬 서쪽 단면을 깎아내는 육상준설을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 현장을 확인한 4대강범대위 황민혁 활동가는 “굴삭기가 원형보전지 인근 땅을 본격적으로 파내기 전에 단양쑥부쟁이 군락지를 긁어냈고, 수십 개체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한 한강유역환경청은 일단 공사를 중단시키고 시공업체를 상대로 자세한 사고경위 조사에 들어갔다. 한강유역환경청 윤명현 환경관리국장은 “단양쑥부쟁이 군락지에 금줄로 표시를 해 놨는데, 금줄 밖의 일부 개체가 공사 중에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장 조사를 다시 하고, (멸종위기종을 훼손한 사실에 대해) 관련 법을 어떻게 적용할 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생동식물보호법 제14조 1항은 “누구든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을 포획·채취·이식·훼손 및 고사시켜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제68조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Ⅱ급을 포획·채취·훼손하거나 고사시킨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이날 환경부는 언론보도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현재 공사(육상준설)는 단양쑥부쟁이 서식지와 이격된 거리에서 진행 중에 있어 단양쑥부쟁이의 훼손은 없다”고 주장했다. 4대강범대위는 “제대로 된 보호방안 없이 4대강 공사를 강행한다면 도리섬 일대 뿐 아니라 4대강 일대의 멸종위기종 전체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남준기 장병호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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