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te/책

자유를 위한 훈련

영적 훈련과 성장(리처드 포스터)를 읽고



영적훈련과 성장

저자
리처드 포스터 지음
출판사
생명의말씀사 | 2009-05-1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머리말]내면의 삶에 관한 책은 많이 있지만 진정한 창의성과 지...
가격비교


별다른 기대감은 없었다. 저자인 리처드 포스터의 이름조차 생소했다. 특히 ‘성장’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책의 첫 장을 열고 천천히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니, 마음 속에 봄날의 초록 새싹 같은 기쁨과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말 찾아서 읽고 싶었던 바로 그 책이었다. 영성에 관해 깊이 있으면서도 쉬운 글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도 계속 책장이 아닌 책상 위에 남을 책임이 분명하다.


이 책은 내적 훈련, 외적 훈련, 단체 훈련으로 크게 나뉜다. 내적 훈련은 ① 묵상의 훈련, ② 기도의 훈련, ③ 금식의 훈련, ④ 학습의 훈련으로, 외적 훈련은 ① 단순성의 훈련, ② 홀로 있기의 훈련, ③ 복종의 훈련, ④ 섬김의 훈련, 단체 훈련은 ① 고백의 훈련, ② 예배의 훈련, ③ 인도하심을 받는 훈련, ④ 축전의 훈련으로 구분된다. 



1. 영적 훈련 - 자유에 들어가는 문


저자는 깊이 있는 삶을 강조한다. 수박 겉핱기식의 피상성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삶을 살도록 요청하는 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영적인 훈련이다.(29)


저자에 따르면 영적인 훈련을 탐구하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31-33) ① 철학적인 것이다. 과학 사상이 밑바탕으로 깔리 현대의 물질세계에 대한 강조는 비물질적인 영적인 세계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② 실제적인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 세대은 영적인 훈련에 대한 실제적인 지침이나 방법을 제대로 접해 본 적이 없다는 것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 


저자는 영적인 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를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진흙과 더러운 것을 산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34)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인 영적 훈련을 통해 성령의 사람으로 영적인 미덕이 저절로 흘러 나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37-41) 그러나 훈련이 자기 의를 드러내는 교만과 공포의 율법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42)



2. 묵상의 훈련


저자는 현대 사회의 대적을 ① 소란함, ②조급함, ③ 혼잡함으로 꼽는다.(47) 묵상이 중요한 이유는 깊이 있는 삶의 성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묵상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정리한다.(50) ‘순종’과 ‘충성’에 대한 지속적인 강조는 세상의 묵상과 다른 점이다.(48) 특히 동양의 명상은 마음을 비우기 위한 노력이지만, 기독교 묵상은 마음을 채우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55) 


묵상에 대해 그릇된 생각은 ① 초연함을 강조한다는 것, ② 묵상이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것, ③ 비실제적인 것으로 여기며 20세기와 맞지 않다고 보는 것이이 있다. 하지만 묵상은 ① 초연이 아니라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려는 집착이며, ② 실제로 묵상은 대단히 단순하고, ③ 현실도피가 아니라 세상에 더 잘살면서 세상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반박한다.(55-58)


묵상을 위한 준비는 ① 적절한 시간, ② 올바른 장소, ③ 균형있는 자세이다.(64-67) 묵상의 방식은 ① 성경에 대한 묵상,  ② 침묵 속에서 집중하는 묵상, ③ 창조 세계를 통한 묵상, ④ 우리 시대의 사건들에 대한 묵상(67-72)이 있다. 



3. 기도의 훈련


저자는 기도를 모든 영적 훈련 중에서 기도를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다. 우리를 아버지와 영원한 교제 가운데로 이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73) 저자에 따르면 기도하는 것은 변하는 것이다.(73) 세계는 열려 있으며, 기도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76-77)


기도에는 배움의 과정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78)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며, ‘우리의 뜻에 대한 포기’를 해야 하고, ‘변화를 확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 해야 한다.(78-80) 기도해서 이뤄지지 않았을 때에는 우리에 대한 잘못된 기도의 자세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81) 따라서 성공적인 중보 기도를 위해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필수이다.(82)


저자는 기도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84) 또한 아주 간단한 것이라도 주님께 기도드리는 것을 주저해서도 안 된다.(85) 예배를 비롯한 우리의 모든 삶이 기도에 잠겨 있어야 한다.(88-92) 그러면서 더욱 깊고 진실한 기도를 드리기 위해 배워나가야 한다.(92)



4. 금식훈련


성경과 기독교 역사에서 강조돼 온 금식이 현대에서 무시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저자는 정리한다. 그것은 ① 중세의 지나친 금욕주의로 나쁜 인상이 강조된 것, ② 식탐을 계속 불러 일으키는 현대 소비 문화이다.(93-94) 하지만 성경과 기독교 역사에서는 금심을 영적인 목적을 위해 필요한 훈련으로 보고 있다.(95-100)


저자는 금식의 목적은 하나님을 위한 것에 있다고 강조한다.(104) 세속적인 이유나 금식을 통한 육체적인 이익이 주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식 훈련은 시간을 갖고, 조금씩 기간을 늘려야 한다.(107) 훈련을 통해 이틀 동안 금식하는 것에서 40일까지 금식할 수 있다.(107-113)



5. 학습의 훈련


저자는 우리의 삶의 변화를 생각하도록 만드는 학습 훈련이 영적 훈련을 위한 가장 기초라고 말한다.(114-115) 학습을 통해 진리를 발견함으로써 올바른 방향으로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115-116)


학습에는 네 가지 단계가 있다고 저자는 정리한다. ① 반복, ② 집중, ③ 이해, ④ 숙고이다.(117-120) 책을 통한 학습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121)  여기에도 본질적인 법칙이 있는데, 그것은 ① ‘이해하는 것’, ② ‘해석하는 것’, ③ ‘ 평가하는 일’이다.(122)  하지만 본질적 법칙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① 체험, ② 다른 책들을 읽는 것, ③ 토의하는 것이 필요하다.(122-123)


저자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학습해야 할 책으로 당연히 ‘성경’을 꼽는다.(123) 시간을 충분히 갖고 좋은 장소를 찾아 충분히 성경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25-127) 기독교 문학 고전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127-128) 그러나 학습은 책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를 말한다. ‘자연’과 ‘일생 생활’과 ‘시대의 사건’들을 학습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129-133)



6. 단순성의 훈련


저자는 단순성이 자유이며, 기쁨과 조화를 가져다 준다고 강조한다.(137) 현대 문화에는 내적인 실재와 외적인 생활양식 모두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삶의 방향이 통일되거나 중심이 없다고 보고 있다.(139) 그 결과 많은 현대인들이 물질에 매달리며 소비 문화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139-140)


기독교의 단순성은 단순히 소비문화를 저항하는 것이 아니다.(140) 물질에 대한 우상숭배의 태도를 버리고,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 단순성 훈련의 핵심이다.(141-150)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회복한다면 필요한 물질은 자연스럽게 채워진다는 것이다. (141-144) 하지만 받은 물질은 나를 위해 축적하는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나누는 것이 바로 단순성 훈련의 기본이다.(144-146)


재물에 대한 근심에서 자유하기 위해서는 ① 우리의 소유물을 선물로 받았다는 자세, ② 우리의 소유물은 하나님게서 돌보셔야 한다는 자세, ③ 우리의 소유믈은 다름 사람에게 유용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149-152) 내적인 실재 뿐 아니라 외적인 표출의 훈련도 중요하다. ① 유용성을 보고 사는 것, ② 중독을 일으키는 물품을 피하는 것, ③ 물질을 나눠주는 습관을 기르는 것, ④ 가전 제품 선전에 현혹되지 않는 것, ⑤ 소유하지 않고도 물질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것, ⑥ 창조물에 깊은 감사를 느끼는 것, ⑦ 빚을 지지 않는 것, ⑧ 예수님의 가르침에 명백하고 정확하게 순종하는 것, ⑨ 다른 이에게 억압주는 일은 하지 않는 것, ⑩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구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은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150-161)



7. 홀로 있기의 훈련


저자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더 잘 듣기 위해 홀로 있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163) 홀로 있기는 고요함 속에서 훈련할 수 있다.(165-167) 고요함의 열쇠는 소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데에 있다.(166) 저자에 따르면 혀는 영적인 온도계로 혀를 다스리는 일은 영적 고요함의 결과로 오는 것이다.(171)


홀로 있기로 들어가는 방법은 ① 일상 생활에서 ‘짧은 시간의 홀로 있기’, ② ‘고요한 장소를 마련하는 것’, ③  ‘침묵의 생활을 시도하는 것’이 있다. 



8. 복종의 훈련


복종의 훈련은 억압이 아니고 자유가 목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184) 복종과 봉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존중할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184-187)


행복은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데 달려 있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188) 자기 사랑은 유일하게 자기 부인을 통해 나온다는 것이다.(189) 예수님은 복종을 통해 지도력을 갖는 역설을 가르치셨다.(191-193) 서신서에서도 복종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시대에서 보면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종을 더 강조했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193-197) 하지만 복종이 파괴적인 것이 될 때는 그 한계를 깨닫고, 온유한 자세로 거부해야 한다.(197-199)


복종의 행위는 ① 삼위일체 하나님을 향한 것, ② 성경에 대한 것, ③ 가족에 대한 것, ④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것, ⑤ 신자들의 공동체에 대한 것, ⑥ 상처받은 사람이나 멸시받는 사람에 대한 것, ⑦ 세계에 대한 것이다. 



9. 섬김의 훈련 


저자는 섬김의 훈련에도 큰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206) 세상의 승진과 권위 획득 게임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206) 예수님은 지배 서열을 거꾸로 바꿔 놓은 것이 아나라 철폐하셨다.(207)


인간의 노력에 의한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한 참된 섬김은 구별해야 한다.(208) 자기의의 섬김은 공동체에 금이 가게 하는 반면 진정한 섬김은 상처를 치료해주고 튼튼하게 해 준다(210-211) 


겸손의 미덕은 섬김의 훈련을 통해 삶 속에서 이뤄진다.(211) 섬김은 육신의 욕구를 절제할 수 있다.(211) 일생활에서 섬기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① 숨은 섬김, ② 작은 섬김, ③ 다른 사람들의 명성을 보호해 주는 섬김, ④ 섬김을 받는 섬김, ⑤ 보편적 예절에 의한 섬김, ⑥ 대접하는 섬김, ⑦ 경청하는 섬김, ⑧ 서로 짐을 지는 섬김, ⑨ 생명의 말씀을 서로 나누는 섬김의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10. 고백의 훈련


자백과 용서는 죄인인 모든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실재라고 저자는 말한다.(231) 하지만 그 토대는 십자가가 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성은 부인돼야 할 것이 아니라 변화돼야 할 것이기 때문에 고백의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231-233)


고백을 제도화 한 참회 제도는 ① 변명하거나 환경에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는 점, ② 용서 받았다는 말이 주어진다는 점, ③ 죄의 심각성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고 저자는 정리한다.(237-238) 


좋은 고백을 하기 위해서는  ① 양심의 성찰과 ② 뉘우침, ③ 죄를 짓지 않으려는 결심이 필요하다(241-244) 자기 고백의 종착점을 분명히 해야 하고, 충분한 동점심과 이해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244-245)


고백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 죄인의 괴수라는 것을 깨달아야 다른 사람의 고백에 대해 깊이 이해해 줄 수 있다.(246) 또한 충분히 기다릴 줄 알아야 하며, 상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247-249)



11. 예배의 훈련


예배한다는 것은 실재되신 분을 체험하며 생명되신 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251) 형식보다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252-253)

예배의 대상은 온전히 하나님이다.(253-255) 예배를 통해 봉사가 나온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255) 거룩한 기대 속에 모인 사람들의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 드려야 한다.(256-261)


① 백성 가운데, ② 모든 직분을 통해, ③ 모든 능력을 통해 살아서 임재하신다는 것과 ④ 오직 주님만이 예배 인도자를 결정하신다는 점에서  진정한 예배 인도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261-263) 


예배로 들어가는 방법은 ① 인간이 주도하는 활동을 멈추는 것, ② 찬양을 드리는 것이 있다.(264-270) 예배로 들어가는 단계는 ① 매일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② 다양한 예배 경험을 가지는 것, ③ 모인 예배의 경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④ 주님의 능력으로 기꺼이 모이려고 하는 것, ⑤ 거룩한 의존을 발전시키는 것, ⑥ 주의를 산만케 하는 것을 감사로 흡수해 버리는 것, ⑦ 예배를 제사로 드리는 법을 익히는 것이 있다.(270- 273) 거룩한 순종은 예배가 마취제가 되지 않도록 한다.(273)



12. 인도하심을 받는 훈련


저자는 하나님께서는 개인을 통해 인도하실 뿐 아니라 집단도 인도하신다고 강조한다.(276) 초대교회는 함께 모여있을 때 ‘기도’, ‘금식’, 예배’의 훈련을 통해 공동체로 인도하심을 받았다.(278)


공동체의 인도하심은 성령의 일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285-288) 그러나 영적 지도자는 반드시 필요하다.(288) 다만 그 관계는 권위가 아니고, 조언자와 친구 사이의 관계가 돼야 한다.(289)


단체적 인도하심의 한계는 ① 지도자에 의한 조작과 지배, ② 마음과 목이 곧은 사람들이 지도자를 방해하는 것, ③ 성경의 기준을 떠나는 것, ④ 인간의 유한성에 의해 나타난다.(292-294)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온유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294)



13. 축전의 훈련


저자는 그리스도의 길의 핵심은 기쁨이라고 말한다.(295) 영적 훈련은 주의 기쁨으로 힘을 얻을 수 있다.(297) 영적 삶에 진정한 기쁨을 주는 것은 순종 밖에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298)


참된 기쁨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염려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301-303) 찬양과 기도 뿐 아니라, 바울의 가르침처럼 훌륭하고 선한것을 생각해야 한다.(302) 축전은 피로 속에서 활기를 줄 뿐 아니라, 점점 기쁨이 커질 수 있도록 한다.(303-305)


축전을 실천하는 방법은 ① 노래하고, 춤추고, 소리치는 것, ② 웃는 것, ③ 재능을 발휘하는 것, ④ 가정 행사를 감사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 ⑤ 명절을 축전으로 여는 것이 있다. (305-309) 



14. 나가면서


영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니 영성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 뿐 아니라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를 닮아가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과정인 영성은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이다. 은총을 값싸게 만드는 행태와 인간의 욕심에 기댄 신앙에서 벗어나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명확하게 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영성 훈련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성화를 이뤄가기 위해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가 계속 말했듯이 훈련은 ‘은혜’임과 동시에 ‘의지’가 필요하다. 은혜가 없으면 형식적인 금욕주의로 빠지게 되며, 의지가 없으면 방종과 나태를 합리화하게 된다. ‘은혜’와 ‘의지’의 긴장 관계를 균형 속에서 유지해야 영성 훈련은 가치가 있게 된다.


영성 훈련의 걸림돌은 은혜의 영역 보다 의지의 영역에서 온다. 고삐 풀린 육체의 방종을 강하게 채찍질해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답이 없다. 영성 훈련을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길 포기한다면, 오히려 욕망의 그릇은 날로 커져서 나 자신을 삼켜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영성 훈련은 하나님과 개인의 관계에서 끝나면 안 된다. 이 사실을 저자는 무엇보다 강조한다. 공동체와 사회를 떠난 영성 훈련은 불완전하다. 하나님은 사람을 홀로 살도록 지으시지 않으셨다. 개인의 훈련과 단체의 훈련 모두 중요하게 실시해야 한다.


영성은 저항이다. 욕망과 탐욕이라는 거센 강물의 시대를 거슬러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저항하기 위해 저항하는 것이 아니다. 열매를 낳기 위함이다. 은혜와 의지로 몸부리치며 온 몸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저편에는 자유와 기쁨이 있다. 갈급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은 소비 행태가 아니라 영성 훈련이다. 


책장을 덮고 생각했다. 교회 공동체 사람들과 꼭 나눠야겠다고 다짐했다. 저자의 말처럼 영성 훈련을 혼자하는 것은 온전하지 못하다. 좋은 시도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