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지 않는
텅 빈 어둠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희미해진 건 순간이다
선로를 벗어난 것도 아닌데
귓가를 더 세게 때리는
바퀴 굉음이 불안하다
길진 않다
다만 낯설 뿐이다
창에 비친 사내가 또렷해졌다
아직도 지나가버린 역 앞에 서성이고 있다
햇살이 레일 밑에 깔리고
흐릿한 형광등 밑에 사내는
구겨진 편지가 된다
지나치는 것 뿐인데
낯선 어둠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일본 구마노행 열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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