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더글러스 러미스, 를 읽고
꽤 오래 전입니다. 이 작은 책을 통해 세상에 대해 조금 더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제목부터 맘에 들었습니다. 늘 고민하던 것이었습니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고 못 사는 그 놈의 경제성장은 정말 어떤 것입니까? 정말 목을 맬 정도로 중요한 것입니까? 물론 시대와 상황에 따라 중요성의 차이는 다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경제성장이 풍요와 행복의 척도는 절대 아닙니다. 하얀 목련 꽃에서 피어오르는 설렘의 추억은 맘몬으로 살 수 없습니다.
작지만 꽤 자극적인 책입니다. 물론 전문 학술 서적은 아닙니다. 오히려 선동적인 듯 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입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던 부분을 보여주는 것일 뿐입니다.
저자가 비판하는 것은 주로 두 가지입니다. 군사주의와 개발주의입니다. 군대와 경제는 근대 국가에서 분리할 수 없는 필수 요소들입니다. 문제는 권력입니다. 국가를 집어삼킨 권력의 의지들은 군사주의와 개발주의를 탄생시키면서, 수많은 폭력과 파괴를 낳았습니다.
저자가 인용하듯이 20세기를 거치는 약 100년동안 2억명의 사람들이 국가의 군대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그 중 1억 3천만명이 자국민이었다고 합니다.(34) 국민을 위해 군대가 있다는 가설이 뒤집어지는 통계입니다. 전 지구의 모든 도시가 LA에서 사용하는 양의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지구는 다섯개 이상 필요하다는 통계도 인용합니다.(84) 발전의 허상을 짚어주는 대목입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일과 소비에 중독되어 있는 현대인의 일상에 관한 것입니다.(106-109) 현대인들은 왜 이런 중독에 빠질까요? 아마 자본이 불러 일으키는 허황된 탐욕 때문 아닐까요? 자본은 인간의 불안을 조장하고, 욕망을 조작합니다. 수많은 광고들, 특정 기업과 언론들이 남발하는 조작된 행복과 희망이 그 증거일 것입니다. 발전과 무한 성장의 논리는 현대인들을 불안이라는 덫에 걸려들게 만듭니다. 덫에 빠져나오려 발버둥치며 중독에 빠지게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타이타닉호 속에서 닥쳐올 미래를 애써 무시하며 현실 속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어두운 밤 바다 위에서 희미하게 다가오는 빙산의 경고에 눈과 귀를 닫으려 합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때론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 사회 제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상식이 통하는 시대가 언젠가 열릴 것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또 고민하고, 행동해 봐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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