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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책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별같은 사랑이야기

반짝반짝 빛나는(에쿠리 가오리)를 읽고

 

ㅁ. 언제부터인가. ‘사랑에도 경계가 생긴 것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길 좋아하는 이들은 사랑의 마당에도 담을 쌓았다. 정상과 비정상 사이에는 힘이 생긴다. 흔한 이들을 정상으로 놓고 흔치 않은 이들을 비정상으로 정하고 나면 흔한 이들이 흔치 않은 이들을 억압할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벽을 허물고 서로의 시린 어깨를 따스하게 감싸주는 것. 사랑. 여기에도 어떤 이들이 경계선을 그었다. 사랑이 아닌 사랑. 누군가의 틀 안에서만 인정되는 사랑. 옳은 사랑과 그른 사랑. 모순되는 사랑.

 

. “나는 세상이란 참 잘못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도시의 하늘에야말로 별이 필요하고, 무츠키 같은 사람한테야말로 여자가 필요한데. 나 같은 여자가 아니라, 좀 더 상냥하고 제대로 된 여자가 

 

ㄱ. 부부의 이야기이다. 남편인 무츠키는 동성애자이다. 아내 쇼코는 알콜중독자이다. 남편에게는 곤이라는 애인이 있다. 서로 잘 알고 결혼했다. 쇼코는 무츠키의 애인인 곤을 참으로 아낀다. 셋이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물론 모든 인생들이 그렇듯 갈등은 있다. 이들의 갈등은 셋 사이 보다 밖에서 오는 것이 더 크다. 누군가 만들어낸 정상스러운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ㄷ. 쇼코는 무츠키들을 은사자 같다고 말한다. 무리와 다른 색을 가지고 태어난 사자들은 서로 모여 함께 살아간다고 했다. 하지만 이 사자들은 금방 죽는다. 초식성인대다가 생명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하얀 털이 바람에 날려 아름다운 은빛을 내지만, 오래 살 수 없다. ‘무츠키들.

 

ㅂ. 독특한 사랑이야기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독특하지 않은 사랑이야기가 어디 있는가. 평범한 연애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서로를 향한 따스함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사랑이야기이다. 잃어버린 사랑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함께 어울려 생명의 온기를 나누면 되는 것이다. 낡은 권력으로 상징되는 그들의 부모들의 눈에는 옳은 사랑이 아닐지 모른다. 그런데 옳고 그름이 있다면, 그것이 무슨 사랑인가. 저 냉정하고 차가운 칼날을 무디게 감싸는 것이 사랑 아닌가.

 

ㄹ. 반짝반짝 빛나는. 곤이 무츠키에게 건네준 밤하늘의 별을 그린 그림에는 어떤 빛이 숨겨져 있었을까.

 


반짝반짝 빛나는

저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출판사
소담출판사 | 2002-02-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눈부시진 않지만, 반짝반짝 빛나는!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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